멋대로 노세 늙어도 노세
by nihil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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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슬보슬 니트에 팔랑팔랑 짧은 치마

과년하고 과년한 나이.
옷은 나이에 맞게 입어야 한다는 집안 분위기 속에서 블라우스라던가 배기정장바지라던가 자켓이라던가
그런 파워골드미스장착아이템 같은 것을 걸치고
나 작가 아니고 직딩같아 보이지 않음??? 하고 쓸데없는 데서 좋아하던 이 처자.

최근 이뿐 아가씨 동지들한테서 비슷비슷한 말로 까이고 잠시 충격에 빠집니다.

왜 그렇게 나이들어 보이게 입어여. <<내가 철이 안 들어 그렇지 이게 내 나이다!
부츠컷은 아줌마들이 입는 거에여. 레깅스나 스키니를 입으삼. <<하체비만이 스키니라니 풍기문란죄 아닌가여.
신발도 아줌마 같잖아여. 워커나 부츠를 신으란 말임. <<펴..평발에 발가락도 기형이라 편한 신을 찾다보니...
니트에다 짧은 치마 입고 스키니 입으면 딱 어울리겠고만 왜 벌써부터 아줌마 빠숑임? <<레..레알? 내 나이에 그렇게 입음 좀 숭하지 않겠음? 아니야? 진짜? 당신들한테 날 이쁘게 보는 콩깍지가 장착되어 있어서 그런 거 아님???

이렇게 번뇌하다가 왠지 니트에 짧은 치마 엄청 땡기지만 주책인 것 같고 그보다 뭔가 본질적으로 이상한 기분이 드는데... 하고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.

아 맞다.

이십대 초반에 덕인 남자애들이
'누나 짧은 플리츠 스커트에 위에도 귀엽고 여성스러운 거 입고 루즈삭스 신으면 쪼꼬매서 완전 잘 어울릴 거임!'
이라고 했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오릅니다.
지금이야 시크하게 '작다고 귀엽다는 편견을 버려.' 라고 중지벌대겠지만
그때 지금보다 훨 어둠의 다크에 찌들어있던 저는 '헐 뭐래. 누가 덕 아니랄까봐. 꺼져.' 이랬었지요.

그런데 그때 그랬던 짓을 십년 후에 해도 괜찮을 것인가. 두둥.
나이를 거슬러 오르며 주책을 부리니 이 또한 웃기지 아니한가. 두둥.



일단 돈이 없으니 당장은 옷따위 살 수 없어*>_<*하고 말하면서 어쩐지 편안한 기분이 됩니다.
역시 포기하면 인생이 편해집니다. 어허허허허.


by nihil | 2011/11/29 16:56 | 신변잡기 | 트랙백 | 덧글(14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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